2025년 2월 16일, 그리스 코르푸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콘도르 항공 DE3665편 보잉 757-300 여객기에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273명과 승무원 8명 등 약 280여 명이 탑승한 이 항공기는 이륙 직후 엔진 이상으로 불꽃을 뿜어내며 극도의 긴장감을 안겼다.
엔진에서 발생한 불꽃과 승객들의 공포
항공기는 수천 미터 상공에 도달했을 무렵, 오른쪽 엔진에서 폭발음과 함께 주황색 불꽃이 튀기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은 지상과 기내에서 동시에 촬영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에는 날개 아래 엔진 부분에서 강렬한 불빛이 번쩍이는 장면이 포착되며, 이를 목격한 승객들은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한 승객은 "이륙 직후 갑자기 몇 초간 기내 전등이 꺼지더니,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음이 들렸다"며 "그 순간 더 이상 고도가 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생명의 위협을 직감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승객은 "이제 끝났구나 하는 생각에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보냈다"며 당시의 두려움을 생생히 증언했다.
기장의 판단과 비상 착륙
기장은 출발지로 회항할지를 두고 고민했지만, 왼쪽 엔진만으로도 비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40여 분간 비행을 이어갔다. 이후 항로상에 있던 이탈리아 브린디시 공항에 긴급 착륙했고, 다행히 전원 무사히 지상에 도착했다.
비상 상황 속에서도 기장의 침착한 판단과 승무원들의 대응 덕분에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승객들이 겪은 공포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엔진 불꽃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였던 만큼, 기내 분위기는 극도의 긴장과 혼란 속에 휩싸였다.
브린디시에서의 불편한 하룻밤
갑작스러운 비상착륙으로 인해 승객들은 예정에 없던 이탈리아 브린디시 공항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인근 호텔이 부족해 일부는 공항 대합실에서 담요를 덮고 노숙해야 했으며, 항공사 측은 담요와 식사권을 지급해 불편을 최소화하려 했다. 다음 날 새벽, 대체 항공편이 준비되었고 승객들은 무사히 뒤셀도르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항공사의 해명과 원인 조사
콘도르 항공 측은 “승객들에게 실제적인 위험은 없었다”며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또한 엔진 화재가 발생한 것은 아니며, 연소 과정에서 공기 흐름에 장애가 생겨 불꽃이 외부로 보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다. 조류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아직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만약 조류 충돌이 원인이라면, 공항 주변의 항공 안전 관리 시스템 강화와 더불어 항공사 차원의 정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항공 안전에 대한 교훈
이번 사건은 다시 한번 항공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현대의 항공기는 엔진 하나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져도 나머지 엔진으로 일정한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승객 입장에서 엔진에서 불꽃이 튀는 광경을 직접 목격하는 경험은 극도의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비상착륙 이후 무사히 귀국한 승객들은 비록 큰 피해 없이 상황이 마무리되었지만, 심리적 충격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항공사와 관계 당국은 향후 유사 사고 재발 방지 대책과 함께, 승객들의 안전과 신뢰 회복을 위한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번 콘도르 항공 DE3665편의 비상착륙 사건은 다행히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승객들이 겪은 공포와 불편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항공업계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안전 점검 절차를 더욱 강화해야 하며, 승객들에게는 보다 투명한 정보 제공과 사후 지원이 필요하다. 항공은 여전히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 중 하나이지만, 안전은 언제나 끊임없는 경계와 대비 속에서 지켜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