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은 이제 삶의 일부를 넘어, 삶의 조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은행 업무부터 병원 예약까지 가능한 시대, 그러나 이 편리함이 모두에게 동일한 혜택으로 다가가고 있을까요? 디지털이 삶을 바꾸는 도구라면, 그 혜택 또한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어야 진정한 혁신입니다.
바로 이런 철학 아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지난 6월 18일 ‘제38회 정보문화의 달’ 기념식을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 DMC타워에서 개최했습니다. 이번 기념식은 **‘AI가 여는 디지털 사회, 사람 중심 디지털 포용’**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디지털 소외 없는 사회를 위한 비전과 실천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정보문화의 달이란?
‘정보문화의 달’은 그 뿌리를 1967년, 국내에 컴퓨터가 처음 도입된 역사적 순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1987년 6월, 전국 전화 자동화가 완성되며 디지털 전환의 기반이 마련된 달이기도 하죠. 이러한 상징적 의미를 되살려, 매년 6월을 정보문화의 달로 정하고 국민과 함께 디지털 문화를 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AI와 디지털, 그리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
이번 제38회 정보문화의 달 기념식은 단순히 기술 중심의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사람을 중심에 두는 가치를 강조한 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기념사에서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포용의 디지털이야말로 국민에게 필요한 진정한 디지털 정책”이라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디지털 환경 구축에 대한 정부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현장의 감동, 그리고 숨은 영웅들의 공로
이날 기념식에는 디지털 포용 실천에 앞장선 정보문화 유공자 52명 중 16명이 현장에서 직접 시상을 받았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한국철도공사의 원종철 디지털융합본부장이 동탑산업훈장을, 삼성전자의 이의윤 연구원이 산업포장을 수상했습니다. 웹 접근성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과 콘텐츠 모니터링 활동에 앞장선 오정훈 웹와치 연구소장은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며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고령자와 장애인, 아동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보다 나은 정보 환경을 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기여를 해왔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체험을 통한 변화, 디지털 포용 기술 시연 부스
현장에는 특히 눈에 띄는 디지털 포용 기술 전시가 함께 진행돼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 **‘설리번 파인더’**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AI 음성 안내 앱으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로부터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습니다.
- 청각장애인을 위한 **AR 기반 자막 변환 안경 ‘씨사운드’**는 AI 자막 변환 기술을 접목시켜 실시간 의사소통을 돕습니다.
- 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능형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아동까지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기술 시연은 단순히 신기한 제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포용이 기술이 아닌 ‘사람’을 위한 것임을 직접 느끼게 해주는 장치였습니다.
모두를 위한 디지털 세상, 가능한가?
디지털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면, 그 속도를 맞추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입니다. 이번 기념식은 바로 그런 방향성을 실천하는 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정부와 기업, 기술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관심 갖고 동참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디지털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회적 약속입니다. 더 많은 이들이 디지털 세상의 주인이 되도록 함께 고민하고 움직일 때, 진정한 정보문화가 피어나게 될 것입니다.
제38회 정보문화의 달 기념식은 단순한 행사가 아닌, 디지털 포용이라는 가치를 다시금 각인시키는 계기였습니다. 디지털 전환의 수혜자가 될 자격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람의 존엄’이라는 가치를 함께 키워나가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