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특히 0.50% 포인트(50bp) 인하는 현재의 경제 상황과 전망을 감안할 때 지지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시장의 기대와는 거리를 뒀다.
무살렘 총재는 8월 14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지금 시점에서 9월 회의에서 어떤 정책을 지지할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고용 둔화와 물가 상승이라는 상반된 지표 속에서 연준 내부의 정책 결정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현재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 중이다. 지난해 말까지 수개월간 총 1%포인트를 인하했으나, 올해 들어 금리를 동결하며 관망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은 관세 인상 등 정책 변화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살렘 총재는 “데이터가 점점 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며, 동시에 “노동시장에는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관세로 인한 기업 마진 압박은 그동안 견고했던 고용시장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연준의 양대 책무인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 사이에서 긴장이 커지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급격한 금리 변동이 자칫 한쪽 지표를 안정시키더라도 다른 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이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발언에서 6~7월 금리 인하가 없었고, 고용 통계 하향 조정으로 실제 고용 증가폭이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을 들어 50bp 인하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대체로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물가 지표는 금리 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날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관세로 인한 수입 비용 증가분을 기업들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예상보다 큰 폭 상승했으며, 서비스 부문이 물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고용 지표를 보면, 최근 3개월간 월평균 신규 고용은 3만 5천 명으로 둔화했지만 실업률은 4.2%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경기 둔화 신호와 함께 노동시장이 여전히 완전히 냉각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결국 9월 FOMC 회의의 결정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고용 둔화 사이에서의 미묘한 균형점 찾기에 달려 있다. 무살렘 총재의 신중한 발언은 단기적 기대감보다는 장기적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연준의 기조를 반영한다.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