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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 앞두고 '삼중고' 직면...기술·노사·대외 변수 총체적 시험대

by obusylife 2025.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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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이달 중순 예정된 글로벌 전략회의를 앞두고 전례 없는 삼중의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기술 경쟁 심화, 내부 노사 갈등, 그리고 국제 정치경제 변수까지, 어느 하나 가볍지 않은 이슈들이 동시에 불거진 상황이다. 이 복잡한 퍼즐 속에서 삼성전자는 조직의 안정과 미래 성장 전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6월 전략회의, 단순한 연례행사 아닌 '위기 대응 본부'

오는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될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열릴 전망이다. 이 회의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정례적으로 열리며, 사업부별 성과 점검과 향후 전략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지만, 이번에는 사뭇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DX(디바이스 경험) 부문과 DS(디바이스 설루션) 부문이 각각 회의를 주관하며, AI 반도체 시장 대응, 고성능 D램 전략, 공급망 점검, 신제품 출시 전략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전략회의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 열풍으로 인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 SK하이닉스가 이 분야에서 뚜렷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HBM3와 HBM3 E 등 최신 제품에서도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은 HBM4 개발 가속화와 생산라인 확대를 전략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 갈등, '셀프 특혜' 논란에 집행부 전원 사퇴

외부 경쟁 못지않게 삼성전자를 괴롭히는 내부 이슈도 있다. 바로 전삼노(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집행부의 전원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다. 3기 위원장을 포함한 전임 집행부가 임기를 9개월이나 남겨둔 채 사퇴를 선언한 배경에는 ‘셀프 특혜’ 논란이 있다. 노조 간부들이 조합원보다 높은 임금 인상률(6.2%)을 적용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이로 인해 조합원 수는 불과 두 달 만에 약 7000명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이러한 갈등은 당장 노사 협의 테이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성과급 제도 개선 TF와 선택적 복리후생 TF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집행부가 공석인 상태에서는 조합원 의견 수렴 자체가 어려워지며 협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조직 내 신뢰와 결속력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변수까지 겹쳐...보조금 재협상과 철강 관세 인상

더불어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도 삼성전자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에서 추진 중인 반도체 보조금 재협상은 삼성전자의 텍사스 파운드리 공장 프로젝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체결된 보조금 계약(47억 4500만 달러)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상무장관은 "투자액의 4% 이하가 적정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10% 수준에서 대폭 낮아진 것이다. TSMC 사례처럼 투자 확대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철강 관세 문제까지 겹쳤다. 미국은 한국산 철강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중단하고 지난 6월 초부터 최대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가전제품의 원가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으며, 수익성에 직접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불확실성 속 삼성의 선택은?

삼성전자는 현재 기술력, 조직문화, 국제 정치경제라는 세 축에서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토론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의사결정 구조는 비교적 빠르고 유연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번만큼은 단순한 ‘방향 설정’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위기 대응책과 실행 가능한 전략이 수립되어야 할 시점이다.

기술 격차를 줄이고, 내부 갈등을 해소하며, 대외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보다 민첩하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삼성전자는 이번 6월을 조직 전반의 '턴어라운드 타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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