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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빵이 쏘아올린 공_어디까지 올라 갈까?

by obusylife 2025.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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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의 한 경제 유튜버가 990원에 소금빵을 판매하며 “, ‘천 원도 안 되는 빵’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자영업자들에게는 이 시도가 마냥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빵값 논란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물가 상승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990원 소금빵, 가능한가?

팝업스토어 같은 일회성 이벤트라면 수천 개를 대량으로 찍어내 단가를 낮추고, 마케팅 차원에서 손해를 감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수도 요금, 임대료, 인건비, 카드 수수료 등 고정비를 생각하면 개인 빵집에서 매일 990원에 빵을 판매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빵값을 끌어올리는 구조적 요인

그렇다면 왜 빵은 이렇게 비쌀 수밖에 없는 걸까요?
첫째, 원재료 가격의 상승입니다. 특히 버터·치즈·생크림 같은 유제품은 국제 곡물가와 유가에 따라 가격이 요동칩니다. 게다가 여름철에는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채소 가격까지 폭등해 원가 부담이 커집니다.
둘째, 임대료입니다. 지하철 역사 내 점포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지하철공사 측에 임대료로 지불해야 합니다. 어떤 점포는 매출의 30%가 임대료로 빠져나가고, 또 다른 곳은 재료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이 바로 임대료였습니다.
셋째, 프랜차이즈 과포화입니다. 동일 브랜드의 매장이 근거리 내에 다수 입점해 있다 보니 한정된 고객을 나눠야 합니다. 판매량이 줄면 원가를 상쇄하기 위해 단가를 높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모든 요인이 맞물려 빵 한 개의 가격이 2000원 안팎에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기대와 현실의 괴리

소비자 입장에서 빵은 ‘간식’ 혹은 ‘작은 사치’에 해당합니다. 한국인의 주식이 아니기에,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구매를 줄이게 됩니다. 최근에는 ‘건강식 트렌드’까지 겹치며 빵 소비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빵집에서는 매대를 비워둘 수 없습니다. 손님이 “빵이 없다”는 인식을 하면 발길이 끊기기 때문입니다. 결국 팔리지 않더라도 일정량의 빵을 채워두고, 재고는 폐기해야 합니다. 이는 고스란히 비용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한편 소비자들은 ‘대기업 프랜차이즈에서 행사를 하니 왜 동네 빵집은 못 하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은 공장 생산과 대량 유통망을 기반으로 가격 조절이 가능하고, 적자 이벤트를 통해서도 브랜드 홍보 효과를 얻습니다. 반면 동네 빵집은 하루 매출에 생계를 걸고 있어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이 간극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시선 차이가 발생합니다.


자영업자의 현실과 사회적 함의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를 “남는 게 없다”는 말로 표현합니다. 한 달 매출의 절반 이상이 재료비와 임대료로 빠져나가고, 남은 금액으로 인건비와 생활비를 감당해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990원 소금빵’ 같은 실험은 오히려 자영업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지속 불가능한 가격인데, 소비자에게는 “빵값이 이렇게 내려갈 수 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이는 자칫 소상공인의 입지를 더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빵집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커피, 분식, 편의점 도시락까지,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거의 모든 업종에서 물가 상승과 고정비 부담으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소비자 지출이 줄면서,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장사”라는 말이 더 이상 예외가 아닙니다.


 

 990원 소금빵은 일종의 문제 제기였습니다. 높은 빵값이 소비 위축을 불러오고, 이는 다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고 싶다는 의도였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릅니다. 원가 구조와 임대료 부담을 고려하면 지속 불가능한 가격이며, 오히려 자영업자의 현실을 외면하는 실험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논란은 단순히 ‘빵 한 개 값’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물가 상승과 자영업자의 생존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을 원하고, 자영업자는 최소한의 이익을 남기기 위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딜레마. 결국 해법은 한쪽의 희생이 아니라, 유통 구조 개선·임대료 합리화·소규모 자영업자 지원 정책 같은 제도적 보완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마주한 질문은 명확합니다. “빵값을 낮추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단순한 논란을 넘어, “자영업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답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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