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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물가의 경고 _ 달걀 값과 과일 값의 이중고…마트와 정부의 고군분투

by obusylife 2025.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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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밥상 위의 단골손님인 달걀과 여름의 달콤한 즐거움인 제철 과일. 그런데 최근 이 두 가지 식품의 가격이 나란히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새 정부가 ‘식품 물가 안정’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업계는 물론 농가와 정부까지 사활을 건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마트에서 달걀값은 왜 다시 뛰고 있는 걸까요? 또, 매년 이맘때면 저렴하게 즐기던 참외와 수박 같은 과일들은 왜 올해만큼은 값이 내리지 않는 걸까요? 오늘은 이 두 가지 이슈를 통해 여름철 식탁을 둘러싼 물가 전쟁의 전모를 살펴보려 합니다.


7천 원 넘은 달걀값, 또 오르나?

대형마트에서 달걀 한 판 가격이 7천 원대에 진입했다는 소식은 소비자들에게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닙니다. ‘특란 30구 한 판’ 기준 평균 소비자가격이 7,026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1년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 이후 4년 만에 다시 고점을 찍은 것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또 올랐네?” 싶은 이 달걀값, 유통업계는 마진을 줄여가며 가까스로 8천 원 선을 넘지 않도록 방어전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마트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 수급 불균형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달걀 가격 안정의 핵심 변수는 산란계(알 낳는 닭)의 수와 생산 기간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휴가철에는 달걀 소비가 줄고, 산란계의 생산 주기를 조금만 늘리면 자연스럽게 공급이 안정되며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문제는 그 ‘자연스러운 시점’이 당장 소비자에게는 너무 늦다는 것입니다.


제철 과일이 안 싸다? 여름 과일값도 ‘이상 현상’

여름철 과일은 통상적으로 5월부터 가격이 하락하고 7월에 최저점을 찍는 ‘계절 패턴’이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그 공식을 완전히 벗어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참외 가격이 6월 들어 오히려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평균 1만 9천 원대로, 5월보다 비쌌고 작년 같은 기간보다도 높은 가격을 유지했습니다. 수박 역시 6월 평균 가격이 2만 2천 원대로, 예년보다 덜 떨어졌습니다. 당장 시장이나 마트에 가보면 “올해는 과일값이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1. 참외의 경우, 3~4월의 이례적인 고온으로 인해 초기 수확 물량이 몰렸고, 그 여파로 지금 시기의 수확량이 감소했습니다. 일종의 ‘조기 출하 후 물량 공백’ 현상인 셈입니다.
  2. 수박의 경우, 여름철 출하량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밤 기온이 낮았기 때문에 출하 시기가 늦춰졌고, 이는 결과적으로 공급 지연 →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즉, 날씨 변화가 유통 패턴에 영향을 준 셈인데, 이는 기후 변화가 식품 물가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입니다.


 정부와 마트의 대응, 얼마나 효과적일까?

현재 새 정부는 달걀을 포함한 생활필수 식품의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를 반영하듯 유통업계도 ‘착한 가격’ 행사, 마진 포기 전략 등을 내세우며 소비자 달래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요 대형마트들은 달걀 가격을 8천 원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공급사와 협상하고, 자체 비용을 줄이며 ‘가격 방어전’을 치르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유통사는 과일류에 대한 사전 물량 확보나 할인 쿠폰 등을 통해 체감 물가를 낮추려는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인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계절 과일의 경우, 농가 수익 보전유통 구조 효율화, 기후 대응형 재배 시스템 등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스마트팜 확대나 예측 수요 기반의 생산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런 가격 변동은 해마다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시적 ‘불안’일까, 구조적 문제일까?

전문가들은 7월 중순 이후 참외나 수박 등 지연 출하 물량이 본격 유통되면 가격이 다소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참외의 경우 3~4월의 과잉 출하로 인한 공백이 메워지면 공급-수요 균형이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다음 달이면 괜찮아진다’는 기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현재의 가격 불안은 단기 기상 이상 + 유통 구조의 비효율성 + 수급 조절의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번 여름의 달걀값과 과일값 문제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 식품 유통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하는 거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식탁을 지키기 위한 ‘현명한 소비’

우리가 매일 먹는 달걀과 수박, 참외 한 조각에 담긴 경제적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특히 고물가 시대, 식탁 물가는 가장 민감하게 소비자 심리를 자극하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정부와 기업이 물가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스스로가 똑똑한 선택을 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할인 행사, 온라인-오프라인 가격 비교, 대체 품목 활용 등을 통해 우리의 소비 패턴이 달라져야 할 시점입니다.

결국 식품 물가 안정은 정부-기업-소비자 모두가 참여해야 가능한 퍼즐입니다. 올여름, 우리가 지혜롭게 대응한다면 ‘먹거리 고물가’라는 벽도 충분히 넘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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