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금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무려 50%로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입니다. 이 조치는 그야말로 단순한 무역 정책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민감한 구조와 제조 산업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미국 현지에 제조 시설을 갖추고 있는 한국 가전업체들에게는 치명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미국 내 생산 전략에 빨간불
삼성과 LG는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 내 생산 확대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대응해왔습니다. 테네시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에 공장을 설립하고 세탁기, 냉장고, 건조기 등을 생산하며,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의 전제는 안정적인 원자재 조달이었습니다. 문제는 철강입니다. 세탁기나 냉장고 같은 대형 가전제품의 핵심 소재가 철강이라는 점에서, 이번 관세 인상은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현지 생산의 타당성 자체를 흔드는 이슈가 됩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철강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입니다. 2024년 기준, 약 2,622만 톤을 수입했고 802만 톤만을 수출한 철강 순수입국입니다. 이는 미국 내 철강 생산이 글로벌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결과적으로 관세 인상은 미국 내 철강 가격의 급등을 불러오고, 이는 다시 한국 기업들의 생산원가 상승, 제품 가격 인상, 시장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한국 가전업체들의 딜레마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한 관세 회피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입 철강에 50% 관세가 부과된다면, 미국 현지에서의 제조가 한국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것보다 경제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철강이나 특수 가공이 필요한 경우, 오히려 한국 내 생산 후 수출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편, 철강 공급 차질로 인해 미국 외 지역으로 철강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언급됩니다. 이는 글로벌 철강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해외 생산 가전제품의 가격경쟁력을 회복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셈법 속에서 삼성과 LG는 다시 한번 생산기지를 재정비하거나 전략을 수정하는 과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단순한 무역 정책인가, 전략적 포석인가?
이번 조치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들에게 협상 속도를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카드’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는 7월 8일, 미·한 간 상호 관세 유예 협정이 만료되는 시점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경한 입장을 다시 꺼내 든 셈입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효과를 넘어서 외교적 계산이 깔린 복합적 행보로 볼 수 있습니다.
🧭 한국 기업이 나아갈 길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순히 철강 가격 문제에 머무르지 않고, 원재료 다변화와 함께 부품 로컬라이징,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 에너지 효율성 강화 등 다양한 전략적 대응이 요구됩니다. 또한 미국 내 정치 상황 변화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향후 정책 방향성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철강 관세 50% 인상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파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유연성과 회복력을 시험하는 사건이며,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전략적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