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고 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드는 요즘, 도시 공원을 산책하거나 나들이를 하다가 뜻밖의 위협을 마주한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큰부리까마귀’의 공격입니다. 일반적으로 까마귀는 지능이 높은 조류로 잘 알려져 있지만, 번식기를 맞은 큰부리까마귀는 알과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예민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번식기 큰부리까마귀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행동요령을 발표했습니다. 본 글에서는 큰부리까마귀란 어떤 새인지, 왜 사람을 공격하는지, 그리고 안전을 위한 국민 행동 수칙까지 자세히 소개합니다.
큰부리까마귀란?
큰부리까마귀는 국내에 서식하는 까마귀류 중 가장 크고 위압적인 외형을 가진 새입니다.
- 몸길이: 약 57cm
- 외형 특징: 전체적으로 검은색이며, 몸에 윤기가 돌고, 부리는 두껍고 위쪽으로 굽어 있습니다.
- 서식지: 원래 숲에 단독 또는 소규모 무리로 살지만, 최근에는 도심 녹지공원, 주거지 인근에서도 자주 발견됩니다.
- 식성: 매우 잡식성으로, 낟알, 과일, 곤충류는 물론이고 동물 사체, 다른 새의 알과 새끼까지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큰부리까마귀가 사람을 공격할까?
큰부리까마귀는 보통 인간과 마찰 없이 살아가지만, 번식기(3~7월) 동안에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특히 5~7월, 새끼가 둥지를 떠나는 시기에는 예민함이 최고조에 달합니다. 이 시기에 둥지 주변이나 둥지를 떠난 새끼(이소새) 근처로 사람이 접근하면,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공격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공격은 주로 머리를 향해 이뤄지며, 기습적으로 날아들어 발톱이나 부리로 긁는 등의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런 행동은 어디까지나 부모 새의 본능적 방어 행동이지만,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나 심리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안전을 위한 국민 행동요령
환경부가 권장하는 행동 수칙을 숙지하면, 큰부리까마귀의 공격을 예방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피해 예방을 위한 행동요령
- 둥지나 새끼가 있는 지역은 우회하자
- 둥지나 이소새 주변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 해당 지역을 통과할 경우, 빠르게 이동하자
- 머무르지 말고 신속하게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머리 보호는 필수
- 큰부리까마귀는 머리를 주로 공격하므로, 모자나 우산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공격에 대응하지 말 것
- 팔을 휘두르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의 위협적인 행동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피해 발생 시 즉시 신고
- 공격을 당하거나 둥지를 발견한 경우, 119안전센터 또는 지방자치단체 환경부서에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 피해 위치, 둥지 발견 지점 등을 정확하게 전달하면 향후 조치에 도움이 됩니다.
도심 속 공존을 위한 고민도 필요
큰부리까마귀는 2023년 12월부터, 일정 조건하에서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번식기뿐 아니라 겨울철 무리를 지어 농작물이나 과수에 피해를 주거나, 전력 시설(전주 등)에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부는 현재 전국 지자체와 함께 서식 실태 및 피해 현황을 조사 중이며, 주요 둥지 지역에는 안내 표지판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또한, 국민 행동요령 가이드를 만들어 관련 기관에 배포해 선제적 대응체계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자연과의 거리, 올바른 균형이 필요할 때
도심 속 공원이나 녹지에서 만나는 새들은 우리의 삶에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어주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야생 생물과의 접촉이 잦아지고, 충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큰부리까마귀는 ‘공격적인 새’라기보다는, 새끼를 지키려는 본능적 부모에 가깝습니다. 이들과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알고 대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이번 여름, 도심 속 자연에서 안전하고 조화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환경부가 제시한 행동 수칙을 꼭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