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5일(현지 시각),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단독 회담을 앞두고, 유럽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이 이번 회담에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럽연합(EU) 은 연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 잇따른 EU 긴급회의
EU는 8월 11일 화상으로 외교장관회의를 마친 지 이틀 만인 13일 오후 3시(베를린 기준) 긴급 화상회의를 다시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회의에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 핀란드 등 유럽 주요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그리고 EU 대표자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역시 초청을 받았습니다. 이는 알래스카 회담 전에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공동 입장’을 직접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 협상 ‘레드라인’ 설정
이번 EU 주도의 긴급회의에서 논의될 핵심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기준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알려진 ‘레드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휴전이 협상의 전제여야 한다.
- 영토 교환은 상호적이며, 현 전선을 기반으로 할 것.
-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보 보장이 필수적일 것.
즉,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무조건적인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 한, 영토 양보나 제재 완화 같은 양보는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 젤렌스키 참석 여부, 막판 변수
현재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백악관은 다시 초청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직접 회담을 거부하고 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 합의는 정상 간 대면이 필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알래스카 회담에 젤렌스키가 등장할지는 막판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유럽의 우려… “미·러 단독 거래는 안 돼”
푸틴 대통령은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의 양도를 요구해 왔으며,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 중입니다.
이에 대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유럽인과 우크라이나인을 등지고 러시아와 미국이 영토 문제를 논의하거나 결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 역시 “대서양의 단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러시아가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 한 어떤 양보도 불가하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 트럼프의 시각… ‘탐색전’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알래스카 회담을 ‘본격적인 협상’이 아니라 탐색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은 조건을 보러 가는 것”이라며, 심지어
“‘행운을 빈다’고 말하고 즉시 회담장을 떠날 수도 있다.”
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발언은 협상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동시에 ‘상대방의 반응을 먼저 살펴보겠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됩니다.
■ 왜 알래스카인가?
알래스카는 지리적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가장 가까운 땅입니다. 과거 냉전 시절에도 양국이 ‘중립적인 만남의 장소’로 활용한 전례가 있습니다. 이번 회담 역시 상징성과 안전성을 고려한 장소 선택으로 풀이됩니다.
■ 향후 전망
이번 알래스카 회담은 단순히 미·러 간의 외교 이벤트가 아닙니다.
-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
- 유럽 안보 체제의 유지 여부
- 러시아 제재 정책의 지속 가능성
이 모두가 이번 회담의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EU가 서둘러 회의를 소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요구를 일부라도 수용한다면, 전쟁 판도와 국제 정치 구도가 단번에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8월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릴 미·러 정상회담은, 표면적으로는 양국 간의 회담이지만 실제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 안보의 미래를 가를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을 내세우며 결속을 다지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탐색전’이라는 여유를 보이지만, 회담 결과는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국제 정치의 시계가 알래스카를 향해 빨라지고 있습니다. 15일, 세계의 눈은 미국 북서단에서 벌어질 ‘정상들의 외교 전’을 주목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