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 보호무역 강화?…美 철강 관세 확대, 한국 가전업계에 미치는 파장
미국 상무부, 주요 가전에 50% 철강 관세 전격 확대
2025년 6월 12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새로운 연방 관보 소식은 가전 시장, 특히 글로벌 제조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철강 파생제품에 부과되던 25% 관세가 기존보다 강화되어 무려 50%로 상향된 데 이어, 관세 적용 대상도 대폭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번 조치로 인해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오븐, 레인지 등,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생활 필수 가전들이 전부 포함됐다는 점입니다. 그 여파는 단순한 수입가격 상승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소비자 가격, 나아가 외교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무역 정책, 다시 도마 위로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차 미 정계 중심부로 복귀하면서, 자국 제조업 보호 기조를 더욱 강화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그는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의 US스틸 공장을 방문해 ‘미국산 철강의 재도약’을 강조하며 강한 보호무역 의지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이번 철강 관세 확대는 단순한 세율 조정이 아닙니다. 미국은 철강 함량 비중을 계산해 제품에 포함된 철강의 가치만큼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완제품 전체가 아닌 철강 원가 기준 관세를 적용합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실질적으로 완제품 수입 비용을 대폭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한국 가전업체, 정면 타격 불가피
문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이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입니다. 두 기업 모두 미국 내에 일부 공장을 두고 있지만, 주요 가전제품은 여전히 한국이나 멕시코에서 제조한 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세탁기, 냉장고 등은 관세 강화 품목에 포함되어 있어 가격 경쟁력 유지가 어렵습니다. 관세가 50%로 확대되면, 수출 단가 상승은 물론 현지 시장 점유율 유지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한국산 가전 제품의 미국 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소비자들이 중저가 현지 브랜드 혹은 다른 국가 제품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합니다.
글로벌 공급망과 소비자 부담, 이중 충격 예상
미국 내 소비자들도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을 피하긴 어렵습니다. 철강 가격이 반영된 고관세로 인해 가전제품의 평균 소비자가격이 상승할 것이며, 이는 곧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철강 원재료나 부품이 포함된 제품군은 비단 한국산 제품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멕시코 등의 제품도 상당수 포함되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미치는 글로벌한 파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
향후 전망과 한국 정부·기업의 대응은?
현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주요 가전업체들은 미국 상무부와의 공식 채널을 통해 이번 조치에 대한 이의 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 위반 소지가 있는지에 대한 법률 검토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내 생산 비중을 확대하거나, 현지 부품 조달을 늘리는 방식으로 ‘우회 전략’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보호무역, 누구를 위한 길인가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철강업 보호라는 명분 아래 단행됐지만, 그 여파는 전 세계 가전업계와 소비자에게 광범위하게 미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일부 제조업체가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부담 증가, 공급망 비효율, 글로벌 갈등 고조라는 역풍이 따를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이번 조치를 위기이자 기회로 삼아 생산 거점 다변화, 공급망 재편, 미국 내 기술 투자를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한국 정부는 외교적·법률적 채널을 활용해 정당한 무역 환경을 지켜내는 데 힘써야 합니다.
무역 장벽은 단기적 이익을 보호할 수 있으나, 결국 시장의 자유와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부메랑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지혜롭고 민첩한 대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