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 셰프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면 바로 재료죠.”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최현석 셰프가 던진 이 한마디는 단순한 방송 멘트를 넘어, 하림의 식품 철학을 대변하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지난 6월 27일, 전라북도 익산시 함열읍에 위치한 하림 ‘퍼스트 키친(First Kitchen)’ 현장을 직접 둘러본 결과, 이곳은 단순한 식품 공장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주방’을 꿈꾸는 거대한 시스템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림이 2020년부터 5,200억 원을 투자해 조성한 퍼스트 키친은 단순히 ‘즉석식품을 만드는 공장’이 아닙니다. 이곳은 식재료의 품질, 제조 과정의 정성, 유통 시스템의 효율성을 통합한 미래형 식품 플랫폼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요리보다 더 중요한 건 ‘신선도’
하림 관계자는 퍼스트 키친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식품의 본질은 맛이며, 최고의 맛은 신선한 재료에서 나옵니다.”
하림 퍼스트 키친은 바로 이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음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선도가 떨어지기에, 하림은 음식을 만들자마자 가정의 식탁에 가장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직조리-직배송’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K1 구역(육수, 국·탕·찌개 생산)에서는 하림의 핵심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납니다. 육수에는 닭 뼈, 닭발, 채소류를 새벽부터 직원이 직접 손질해 투입합니다. 조미료를 최소화하고, 양파·마늘 등으로 감칠맛을 내는 과정은 ‘공장’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의 ‘수작업’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런 신선한 재료의 공급이 가능한 이유는 퍼스트 키친에서 차로 10분 거리 내에 위치한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덕분입니다. 닭 관련 1,000여 종 제품이 생산되는 이곳에서 최고 상태의 원재료를 즉시 공급받아, 시간과 온도 손실 없이 즉석조리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 하림의 프리미엄 HMR, ‘더 미식’의 철학
하림은 2021년 HMR(가정간편식) 브랜드 **‘더 미식’**을 론칭하며, 국내 즉석식품 시장에 고급화 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대표 제품 ‘더 미식 장인라면’은 닭, 소고기, 버섯 등을 20시간 이상 끓인 액상 스프를 사용하는데, 이는 단순히 MSG에 의존하지 않고 원재료에서 나오는 깊은 맛을 끌어내겠다는 하림의 고집을 반영합니다. 그 결과 4개입 한 세트가 8,800원, 개당 2,200원이라는 ‘프리미엄 라면’이 탄생하게 되었죠.
비슷한 맥락에서 하림은 즉석밥 생산에도 특별한 공정을 적용합니다. 일반적인 즉석밥은 냉수로 급속 냉각하지만, 하림은 열수를 이용해 천천히 온도를 낮춰 밥알의 식감을 살리는 방식을 택합니다. 이로 인해 생산 시간이 늘어나고 원가도 상승하지만, 그만큼 ‘밥맛’의 완성도는 차별화됩니다.
■ 식품 유통의 혁신, FBH 시스템
하림 퍼스트 키친의 또 다른 핵심은 바로 **FBH(Fulfillment by Harim)**입니다.
이곳은 주문 접수부터 포장, 고객 서비스까지 모든 식품 물류를 일원화해 처리하는 국내 최초의 시스템입니다.
K1부터 K3(즉석밥·면류 생산)까지의 주방 건물은 구름다리 형태의 고가 컨베이어 벨트로 FBH와 연결되어 있어, 조리 직후의 식품을 곧바로 포장 및 분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하림은 FBH에서 ‘멀티 박스’ 시스템을 도입해 냉동·냉장·상온 제품을 하나의 상자에 함께 포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포장 쓰레기 감소, 아이스팩·완충재의 자체 생산 등 환경 친화적이고 효율적인 물류 체계를 구축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국민의 주방을 넘어, 공유 주방으로
하림 퍼스트 키친의 또 하나의 중요한 비전은 ‘공유 주방’으로서의 확장성입니다.
하림은 FBH를 향후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에 입주한 중소 식품기업에도 개방할 예정입니다. 이는 단순한 자사 이익을 넘어서 지역 식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상생 모델 구축이라는 사회적 가치까지 내포하고 있습니다.
즉, 하림은 퍼스트 키친을 통해 ‘하림만의 부엌’이 아닌, ‘대한민국의 부엌’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기술력과 자본을 가진 대기업이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며, 중소기업도 품질 높은 제품을 보다 넓은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 식탁 위 철학의 재발견
하림 퍼스트 키친은 단순한 식품 공장이 아닙니다.
그곳은 식재료의 신선함, 조리 공정의 정성, 배송 시스템의 효율성이라는 삼박자를 갖춘, 현대식 주방의 결정체입니다.
‘요리를 위한 부엌’이 아닌 ‘국민을 위한 식탁’을 만드는 공간이죠.
‘더 빨리, 더 싸게’가 아닌, **‘더 맛있게, 더 정직하게’**를 추구하는 하림의 퍼스트 키친.
그 철학이 대한민국 식품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