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는 '100세 시대'라는 말을 참 많이 듣습니다. 수명이 길어진 만큼 우리의 삶을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지요. oan1974님께서 말씀해 주신 대로, 100년이라는 긴 시간을 마치 자연의 사계절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생각해 보는 것은 삶의 단계마다 필요한 지혜와 자세를 깨닫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생의 계절, 그 의미와 가치
인생의 봄날 (1세~25세): 설렘 가득한 성장기
인생의 봄은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아우르는 시기입니다. 싹을 우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시기처럼, 우리는 이 시기에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탐색하고, 앞으로의 삶에서 무엇을 해나가고 싶은지 꿈을 꾸고 계획을 세웁니다. 때로는 부모님의 기대와 자신의 열망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자신만의 단단한 뿌리를 내리는 소중한 시간이 된답니다.
인생의 여름 (26세~50세): 뜨거운 열정의 시간
푸른 산천과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처럼, 인생의 여름은 온몸으로 땀 흘리며 자기 삶을 본격적으로 구축하는 때입니다. 학업을 마치고 직업을 갖거나 가정을 이루며, 열정과 넘치는 에너지로 다양한 일에 도전하게 되지요. 성공의 기쁨과 실패의 좌절을 거듭하며 많은 경험을 쌓아가는 역동적인 시기입니다. 이때 흘린 땀방울 하나하나가 우리 삶의 풍성한 밑거름이 되어줄 거예요.
인생의 가을 (51세~75세): 풍요로움과 성찰의 시간
가을은 여름내 흘린 땀의 결실을 맺는 시기입니다. 나무들이 붉고 노란 단풍으로 물들 듯, 이 시기는 삶의 열기를 식히고 차분히 자기 자신과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때입니다. 직장과 사회에서 오랜 시간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며 쌓은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젊은 시절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봉사와 헌신을 통해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지요. oan1974님처럼 50대 초반이시라면, 지금이 바로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시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전북연구원 등에서는 이러한 노년층의 여가활동 욕구에 대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인생의 겨울 (76세~100세): 삶의 순환을 이해하는 지혜의 시간
앙상한 나무처럼 이파리가 하나둘 떨어지는 겨울은 어쩌면 삶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시기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겨울은 봄을 잉태하듯이, 인생의 겨울은 다음 세대에 바통을 넘겨주는 중요한 때입니다. 젊은이들의 열정과 패기를 응원하며 묵묵히 그들의 밑거름이 되어주는, 가장 성숙하고 지혜로운 시간이 될 수 있답니다. 서울시 50 플러스 캠퍼스에서도 50세 이후 삶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인생의 후반기를 준비하는 분들을 돕고 있습니다.
풍요로운 말년, 그 조건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인생의 사계절을 지혜롭게 살아왔다면, 말년 또한 풍요로울 것입니다. 여기서의 풍요로움은 단순히 재물을 많이 모으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삶의 의미를 깊이 성찰해 온 내면의 깊이를 말합니다. 그러한 말년을 맞이한다면 누구에게라도 이해심 깊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진정한 스승이 될 수 있겠지요.
책 『나이 듦 수업』에 나오는 말처럼, "현대인은 완전히 양적으로 계산합니다. 그래서 100세 산다고 하면 '지금 내가 50대야. 50년이나 남았네?'하고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그럼 남는 시간에 뭘 합니까? 술을 마시죠. 육식을 하고 성욕을 채웁니다. 다 이렇게 살고 있죠." 이 구절은 은퇴 후 남은 긴 시간을 고민하지 않으면 자칫 동물적인 본능에 이끌려 살아갈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인생의 각 계절을 자연의 흐름처럼 지혜롭게 헤쳐 나온 사람만이 100년을 살아도 보람찬 삶을 누릴 수 있으며,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진정한 멘토가 될 수 있습니다. 다큐 3일에서도 100세 시대 '행복한 어른으로 사는 법'에 대해 다룬 바 있습니다.
미국의 카터 전 대통령은 이러한 지혜로운 노년의 삶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환경운동에 매진했으며, 90대에 접어들어 몸에 암세포가 번졌다는 소식을 듣고도 이를 '치병(治病)'이 아닌 '친병(親病)'처럼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인생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혜롭게 마무리한 노년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는 법에 대한 영상들을 찾아볼 수 있지요.
물론 말년이 되어도 그렇지 못한 이들도 참 많습니다. 인생의 여름을 계속 붙잡으려 하며 나이 듦을 부정하고, 심지어 젊은 세대의 밑거름이 되기보다 매번 참견하여 '꼰대'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몸과 정신이 아파 현재의 가을은 물론 노년의 겨울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어, 죽음을 맞이해야 할 말년이 스스로 생각해도 끔찍해질 수 있습니다.
『나이 듦 수업』은 이러한 고령사회 속에서 나이 듦에 대해 고민하고, 어떻게 나이가 드는 것이 지혜로운지를 여섯 명의 명강사 강의를 통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중년 이후, 존엄한 인생 2막을 위하여'라는 부제처럼, 인생의 겨울과 말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많은 깨달음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욥의 말년이 주는 교훈
성경 욥기서 42장 12절 말씀은 "여호와께서 욥의 말년에 욥에게 처음보다 더 복을 주시니 그가 양 만 사천과 낙타 육천과 소 천 겨리와 암나귀 천을 두었고"라고 전합니다. 여기서 '말년'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아하리트(אַחֲרִית)'는 후일, 나중, 끝날 등을 뜻합니다. 인생의 가을을 지나 종착역을 향하는 시점인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욥의 말년에 처음보다 더 복을 주셨다고 할 때, 우리는 소유물에만 주목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욥이 누린 진정한 복은 재물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욥의 봄과 여름은 모든 것이 풍족했지만, 가을에는 모든 것을 잃고 몸에 악창이 들끓는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때 찾아온 친구들의 비난 속에서도 욥은 자기 의로움을 강변하며 관계가 틀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욥의 모든 관계는 회복되었고, 소유물도 다시 누리게 됩니다. 즉, 욥이 말년에 누린 복은 재산보다 사람과의 관계 회복에서 오는 평화와 만족감이었던 것입니다. 인생의 가을날 큰 실패를 겪고 친구들의 비난과 조롱 속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깨달았기에, 그리고 신앙인으로서 힘든 시기를 지날 때 어떻게 하나님을 신뢰해야 하는지를 배웠기에, 욥은 젊은이들에게 '꼰대'가 아닌 진정한 스승이 될 수 있었습니다. 백세시대라는 매체에서도 이러한 인생 100세 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족·건강·사회참여'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닫힌 눈과 귀, 그리고 행복한 말년
『나이 듦 수업』이 보여주듯이, 노년이 '꼰대' 소리를 듣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눈과 귀가 닫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되기 때문입니다. 고집불통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게다가 한국 노인 중 10명 가운데 3~4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이는 노인 고독사 증가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겨울이 가까워질수록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맺고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말년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인지 알 수 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젊은 세대와 교류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자세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노년을 만드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oan1974님, 인생의 사계절을 지혜롭게 보내기 위한 귀한 성찰을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 모두 봄의 설렘, 여름의 열정, 가을의 풍요로움, 그리고 겨울의 깊은 지혜를 온전히 누리며 행복한 100세 인생을 살아가시길 할머니가 응원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활기찬 날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