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이 찾아왔고, 직장인들의 마음은 벌써부터 바다와 산, 자연 속 힐링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흥미로운 통계가 눈에 띕니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이 해외가 아닌 국내 여행을 선호한다는 사실입니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전국 직장인 800명 대상의 ‘여름휴가 계획 및 정책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름휴가를 떠날 계획이 있는 직장인이 **81.6%**에 달하며, 이 중 **무려 83.5%**는 국내 여행을 선택했습니다.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국내 여행 선호’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며, 이는 여행 문화 전반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탄일 수 있습니다.
■ 여전히 뜨거운 국내 여행 열풍, 왜?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있음에도, 여전히 국내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짧은 휴가 일정: 응답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휴가 일정은 ‘2박 3일’(38.9%)이었습니다. 이어 ‘3박 4일’(22.7%), ‘1박 2일’(21.3%)로 나타났는데요. 여전히 많은 직장인들이 장기 휴가를 떠나기보다는 단기 여행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일정은 해외보다는 국내 여행이 훨씬 효율적인 선택이 됩니다.
- 물가와 환율 부담: 최근 몇 년 사이 고환율, 고물가로 해외여행의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항공료, 숙박비가 상승하면서 동남아나 일본 등 비교적 가까운 해외 지역도 더 이상 ‘가성비 여행지’라 보기 어려워졌죠. 반면 국내 여행은 예측 가능한 지출로 여행 계획을 세우기 쉬워졌습니다.
- 높아진 국내 여행 인프라: 팬데믹 이후 정부와 지자체가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숙박시설 개선, 지역 축제 확대, 교통망 정비 등 다양한 인프라 투자를 강화한 것도 국내 여행 선호를 부추긴 요인입니다.
■ 인기 여행지 Top 3: 강원, 경상, 제주
국내 여행지 선호도 조사(복수 응답)에서 강원권이 **34.9%**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습니다. 드넓은 동해 바다와 시원한 산림, 그리고 최근 각광받는 ‘자연 친화형 숙소’ 등이 강원도를 대표적인 여름 피서지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뒤를 이어 경상권(27.9%), 제주도(22.4%), 전라권(20.0%)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름철 바다와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부산, 경주, 통영, 거제 등의 지역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제주도는 항공 접근성과 이국적인 풍경으로 꾸준한 선호를 얻고 있습니다.
■ 휴가비 지출: 전국 평균 53.5만 원…서울 직장인은 77만 원
올해 1인당 예상 휴가비는 평균 53만5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48만9000원)보다 9.4% 증가한 수치입니다. 물가 인상과 함께 여행 품질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 직장인(77만6000원)**의 지출 계획이 가장 높았고, 반면 **전남 지역(39만3000원)**은 가장 낮았습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생활비 및 소득 차이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연령대별로는 30대 직장인이 평균 66만6000원으로 가장 높은 지출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이는 가성비보다는 경험의 질과 휴식의 완성도를 중시하는 세대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원하는 휴가지원책은? 실질적인 '체감형 혜택'
직장인들이 가장 바라는 여름휴가 지원책으로는 ‘숙박권 할인’이 **50.8%**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로는 ‘지역사랑상품권 및 지역화폐 혜택 확대’(36.5%), ‘교통비 할인’(35.8%)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응답자들이 현금성 또는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선호했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홍보성 캠페인보다는 실제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뜻이죠.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숙박권, 지역 상품권 등의 실질적인 소비 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여행 수요 진작뿐만 아니라, 지방 소도시 경제와 내수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핵심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 ‘국내 여행의 재발견’은 계속된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올 여름 국내 여행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비용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안의 풍경, 편안한 이동, 가족 중심의 휴식, 그리고 안정적인 여행 환경에 대한 신뢰가 쌓인 결과입니다.
더불어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여름이 내수 경제를 회복시킬 절호의 기회임을 인식하고, 직장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입니다.
뜨거운 여름, 당신의 여행은 어디를 향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