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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산업활동동향 분석: 멈춰 선 경기 회복, 불확실성의 그림자

by obusylife 202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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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2025년 5월 산업활동동향 자료는 우리 경제가 다시 한번 꺾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산업 전반의 생산과 투자가 동반 감소했고, 소비 역시 정체되면서 경제 전반에 ‘경기 위축’이라는 무거운 그림자가 드리워졌습니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 등 주력 산업의 부진과 더불어, 글로벌 무역 긴장과 미국발 관세 압력 등 대외 변수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전산업생산, 4개월 만에 다시 감소 전환

2025년 5월, 전(全)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1% 감소했습니다. 이는 4월(-0.8%)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한 수치로, 올해 1월(-1.6%) 이후 가장 뚜렷한 하락세입니다. 연초 2월(0.7%)과 3월(1.1%)에는 회복의 기미를 보였지만, 다시 꺾이며 경기 반등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특히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의 동시 하락이 두드러졌습니다. 공공행정 부문에서 소폭 생산 증가가 있었지만 전체적인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광공업 생산은 2.9%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의약품(-10.4%)과 금속가공(-6.9%)의 하락폭이 눈에 띕니다. 제조업 생산도 3.0% 감소해, 1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습니다.


■ 소비는 정체, 내구재 판매 증가에도 비내구재 부진

소비 측면에서도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보합’으로, 실질적인 증가 없이 정체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통신기기와 컴퓨터 등 내구재(1.2%)와 의복 등 준내구재(0.7%) 판매는 소폭 증가했지만, 화장품과 같은 비내구재(-0.7%) 판매 감소가 이를 상쇄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소매판매는 0.2% 감소했습니다. 특히 화장품(-1.3%)과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2.4%)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심리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며, 고물가와 고금리 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 투자 부진 심화: 설비·건설 모두 감소세

생산과 소비에 이어 투자 부문에서도 우려스러운 지표가 나왔습니다. 5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4.7% 감소했습니다. 이는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2023년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입니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6.9%)에서의 투자가 줄면서 전체 감소폭을 키웠습니다. 기타 운송장비(0.1%)는 소폭 증가했지만, 산업 전체의 투자 심리 위축을 되돌리기엔 미미한 수준입니다.

건설기성(실제 시공 실적)은 건축(-4.6%)과 토목(-2.0%) 모두에서 줄어 전체적으로 3.9% 감소했습니다. 건설수주는 주택 등 건축 부문에서 20.7% 증가했지만, 발전 및 통신 관련 토목 부문에서 62.4%라는 급격한 감소가 발생해 전체적으로 5.5%의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민간의 건축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공공 기반시설 투자는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습니다.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집행이 지연되거나 보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결과입니다.


■ 경기 동행·선행지표 모두 하락: 경기위축 본격화?

이번 산업활동동향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경기 판단 지표’의 변화입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1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두 지표 모두 4개월 만에 동반 하락 전환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침체가 아닌 경기 흐름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경기 동향 지표가 하락하는 것은 소비, 생산, 투자 등 실물경제의 여러 분야가 동시에 둔화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경기회복 조짐이 있었지만,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지표 추이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 미국 관세 압력과 글로벌 변수의 영향

이번 부진의 배경에는 단순한 국내 수급 요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미국이 자국 중심의 무역 정책을 재개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에 대한 관세 압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 산업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제조업 중심의 기업들이 신속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금리, 환율, 원자재 가격 변동성 역시 기업의 투자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입니다. 특히 에너지 및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외부 환경의 충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회복세에 제동, 정책적 전환점 필요한 시기

2025년 5월 산업활동동향은 ‘경기 회복’이라는 키워드가 아직 성급했음을 보여줍니다. 소비는 정체됐고, 생산과 투자는 동반 하락했으며, 경기 지표도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습니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정부와 기업은 보다 적극적인 경기 대응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구조적 개혁과 함께, 단기적으로는 내수 진작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정책이 절실해 보입니다. 고용 시장 안정, 기업 비용 부담 완화, 수출 다변화 전략 등이 함께 병행돼야만, 흔들리는 회복세를 다시 제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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