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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투쟁 끝에…양금덕 할머니, 3년 만에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

by obusylife 2025.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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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이자 평생을 인권 회복 운동에 헌신해 온 양금덕(96) 할머니가 마침내 대한민국 인권상을 받았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거부로 서훈 수여가 취소된 지 3년 만의 일로, 이번 수상은 단순한 훈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 역사적 사건입니다.


■ 수상 배경과 의미

국가인권위원회는 8월 2일 오전, 광주 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양금덕 할머니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전달했습니다. 할머니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별도의 대규모 수여식은 열리지 않았지만, 광주시청 관계자와 시민 등 30여 명이 함께 자리해 그간의 노고와 헌신을 축하했습니다.
양 할머니의 이번 수상은 대한민국 인권상의 일부로, 인권위가 매년 **세계인권선언의 날(12월 10일)**을 기념해 인권 보호와 증진에 공헌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국가 포상입니다.


■ 강제동원 피해와 평생의 투쟁

양금덕 할머니의 인권 운동은 어린 시절의 비극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44년 5월, 초등학교 6학년이던 그는 **“돈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교사의 말에 속아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강제동원됐습니다. 당시 일본의 산업 현장은 혹독한 노동 환경과 차별, 인권 침해로 가득했고, 양 할머니 역시 열악한 조건 속에서 어린 나이에 고된 노동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1992년, 양 할머니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첫 소송에 참여하면서 인권 운동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이후 30년 동안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권리 회복과 역사적 진실 규명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특히 2012년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로 나서, 2018년 대한민국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이끌어낸 것은 큰 이정표였습니다. 이 판결은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역사적인 판례로 남았습니다.


■ 수상 보류에서 확정까지

양 할머니는 이미 2022년 11월, 인권위의 추천을 받아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그러나 상훈법 및 포상 규정에 따른 관계 부처 검토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하며 수여가 보류되었습니다.
당시 외교부 등 일부 부처는 한일 관계를 이유로 서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는 **“일본 눈치 보기”**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고, 여러 시민단체가 반발했습니다. 일부 단체는 항의의 뜻으로 인권상을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2025년 7월, 관계 부처의 이견이 철회되면서 2022년도 대한민국 인권상 수여 안이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됐고, 약 3년 만에 수여가 성사됐습니다.


■ 인권위와 사회의 반응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양금덕 할머니의 귀한 공로에 대한 예우가 적시에 이뤄지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늦게나마 그분의 인권을 위한 노고와 공적이 인정받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광주 시민들과 인권 운동가들은 이번 수상을 **“늦었지만 반드시 필요한 정의의 회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 참석자는 “이 상은 양금덕 할머니 개인의 명예뿐 아니라,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강제동원 문제와 역사 정의의 상징”이라고 말했습니다.


■ 양금덕 할머니의 발자취와 영향

양금덕 할머니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인권 회복 운동뿐 아니라, 역사 왜곡에 맞서고 미래 세대에게 진실을 알리는 활동에도 힘써 왔습니다.
그의 삶은 **“개인의 고통을 사회 정의로 승화시킨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이번 인권상 수상은 한국 사회가 과거사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어떻게 예우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도 과거사 문제 해결의 지속적인 필요성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양금덕 할머니의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은 단순한 훈장 수여가 아니라, 역사 정의와 인권 회복의 상징적 사건입니다. 30년 넘게 이어진 한 여성의 인권 투쟁은 이제 한 국가의 공식적인 예우로 기록됐습니다.
비록 늦었지만, 이번 수상은 강제동원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작지만 의미 있는 위로가 되었고, 앞으로도 한국 사회가 인권과 정의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아야 함을 상기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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