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은 산업 전반에 걸쳐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의료 분야는 AI가 실질적인 효과를 입증하며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 코난테크놀로지가 획기적인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국내 최초로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기반의 의료 플랫폼 ‘HAI’를 개발하며, AI 의료 혁신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렸습니다.
‘HAI’, 인공지능이 바꾸는 의료 기록의 미래
코난테크놀로지가 한림대학교 의료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HAI(Healthcare AI)’ 플랫폼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의료 현장의 실질적인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둔 설루션입니다. 지난 7월 15일,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일송문화홀에서 열린 ‘HAI 설명회’를 통해 처음으로 그 실체가 공개되었고, 의료계와 기술업계의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HAI’는 현재 뇌졸중, 담낭염, 수정체 수술(백내장 수술),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 제왕절개 분만 등 다양한 진료 분야에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의료 기록 작성 전 과정에 LLM 기술이 적용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기존의 전자 의무 기록(EMR, Electronic Medical Record) 시스템은 의료진에게 필수적인 도구지만, 동시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복잡한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방대한 양의 진료 기록을 빠짐없이 남겨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업무는 의료진의 진료 효율을 저하시키고, 환자와의 상호작용 시간까지 줄이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HAI’ 플랫폼의 도입으로 이러한 문제점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연간 8만3천 시간 절약… 진료의 질 향상에 기여
‘HAI’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전자 의무 기록(EMR) 초안 자동 작성입니다. 의료진이 진료 중 구술하거나 입력한 내용, 영상 분석 결과, 환자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LLM이 실시간으로 진료 기록 초안을 생성해 주는 방식입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의료진은 복잡하고 반복적인 기록 작성에 들이던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코난테크놀로지 측에 따르면, HAI 도입으로 의료진이 기록 작성을 위해 소비하던 시간이 연간 약 8만3천 시간 감소했고, 이를 통해 의료진이 환자 진료나 연구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연간 30일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단순히 시간이 줄어든 것만이 아닙니다. 기록의 정확성과 일관성도 향상되어, 진료의 질과 환자의 만족도 역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AI가 제안한 초안을 바탕으로 의료진이 최종 수정을 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놓치기 쉬웠던 임상 정보나 병력도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의료의 신뢰도를 한층 높였습니다.
의료 AI의 확장성… 진료부터 환자 서비스까지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김규훈 코난테크놀로지 이사는 “의료 AI 플랫폼 구축 완수를 계기로, 향후 진료 지원, 데이터 관리, 환자 서비스 등 의료 분야 AI의 영역 확장과 제품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히 병원 내 기록 보조 시스템을 넘어서, ▲의료 영상 판독 지원 ▲질병 예측 모델 ▲환자 상담 챗봇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HAI와 같은 LLM 기반 플랫폼은 지속적인 학습과 데이터 축적을 통해 의료진의 임상 결정을 보조하고,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진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 데이터는 일반적인 산업 데이터보다 민감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AI 플랫폼의 등장은 데이터 중심 의료 체계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의료 AI, 더 나은 진료를 위한 동반자
코난테크놀로지의 HAI 플랫폼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의료의 본질인 ‘사람을 위한 진료’에 다시 초점을 맞추는 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진료 시간은 더 늘리고, 기록 업무는 AI가 맡게 되는 미래. 이 흐름 속에서 의료진은 더 많은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고, 환자들은 더 정확하고 신속한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AI는 의료인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효율적이고 인간적인 진료 환경을 만들어주는 동반자라는 점에서 ‘HAI’의 등장은 의료 혁신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도 국내외 의료기관에서 이러한 AI 기술의 도입이 확산되고, 다양한 질환과 상황에 최적화된 플랫폼이 개발된다면, 의료계의 미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정밀하고 환자 중심적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