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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의 도전_글로벌 방산 업체들 ‘유럽 재무장’ 기회를 노리다

by obusylife 2025.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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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후 유럽 안보 환경은 급변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유럽연합(EU) 내 국가들은 급속하게 ‘재무장’에 나서고 있고, NATO 역시 동맹국들의 국방비 증액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유럽 방산 시장은 그야말로 황금기 진입을 알리고 있으며, 글로벌 방위산업체들이 대거 유럽으로 몰려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화 전략’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운 이들의 행보는 앞으로 방산 산업 판도 자체를 바꿔놓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중심에는 미국과 유럽의 대표 방산기업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방산 강국들의 움직임도 두드러지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금 유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의 K-방산이 어떤 방식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유럽 현지화’ 바람 – 이유는?

 

최근 미국 방위 기술 스타트업 **안두릴(Anduril)**은 독일 방산 대기업 **라인메탈(Rheinmetall)**과 손을 잡았습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감시정찰 체계, 무인잠수정, 드론 등을 주력으로 하는 안두릴은 라인메탈과 함께 **무인 자율 전투기 ‘퓨리’와 ‘바라쿠다’**를 공동 개발·생산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제품 공급이 아닌, 공동 개발과 현지 생산 시스템 구축을 통한 유럽 내 유통 및 배치 확대라는 구조입니다. 바라쿠다는 드론과 순항미사일의 개념이 결합된 자율비행체로, 미사일보다 유연하고 다양한 타격 목적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유형의 무기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 항공기·엔진 제작사인 **사프란(Safran)**과 캐나다 항공기 제조사 **봄바디어(Bombardier)**도 방위산업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과거 민간 항공기 중심이었던 봄바디어가 국방 수요 확대에 본격적으로 대응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행보는 모두 EU가 추진 중인 **총 8000억 유로 규모의 ‘유럽 재무장 계획’**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방산 역량을 키우기 위해 ‘Buy European’ 정책, 즉 유럽산 무기 우선 구매를 장려하고 있어, 비 EU 기업들에게는 현지화가 사실상 유일한 돌파구인 셈입니다.

 


 

K-방산, 유럽 진출 가속… 기술이전+현지 생산으로 응수

 

한국도 이 거대한 유럽 방산시장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발을 들여놓고 있습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주요 방산업체들이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의 최대 방산기업 WB그룹과 함께 다연장 로켓 ‘천무’의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이는 단순 수출이 아닌, 공동개발·공동생산을 전제로 한 구조로, 폴란드 내 장기 군수지원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현대로템 또한 폴란드 국영방산기업 PGZ와 **K2 전차의 폴란드형 모델(K2PL)**의 현지 생산 가능성을 논의 중이며, 폴란드 현지 조립 비중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한편 KAI는 이미 폴란드에 FA-50 경공격기 48대를 수출한 바 있으며, 이 역시 단발성 계약이 아닌 현지 부품 생산과 조립 확대를 통한 장기 시장 진입 전략으로 전환 중입니다.

 


 

지정학적 불안 속 ‘신속한 군수지원’이 경쟁력

 

글로벌 및 한국 방산기업들이 유럽에서 일제히 현지화를 추진하는 데는 실용적인 이유도 존재합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럽 각국은 **"전시 상황에 대비한 빠른 납기, 신속한 군수 지원 체계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무기를 잘 만드는가’가 관건이었다면, 지금은 **‘얼마나 빨리 납품할 수 있는가’, ‘현지에서 얼마나 유지보수가 가능한가’**가 무기 수출의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 점에서 K-방산은 과거부터 빠른 생산과 납기 능력, 즉 속도 경쟁력으로 인정을 받아온 바 있으며, 여기에 기술이전과 현지 생산이라는 이점을 더하면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됩니다.

 


 

유럽 방산의 새 패러다임, 기회인가 도전인가

 

글로벌 방산업체들의 유럽 진출 경쟁은 단기적 유행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재편의 신호탄입니다. EU의 재무장 기조는 단순한 무기 구매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주권 확보, 기술 자립, 방위산업의 지역 내 고도화를 목표로 합니다. 이에 따라 방산기업들은 현지 파트너십, 공동 기술 개발, 생산시설 구축 등을 필수 전략으로 수립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방산업계에도 분명한 기회입니다. 품질과 납기, 가격이라는 기존 3박자에 더해 ‘협력과 현지화’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선점할 수 있다면, K-방산은 단순 수출국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전쟁의 방식이 바뀌고, 무기의 개념이 달라진 시대. 이제는 무기를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는가’가 결정적인 경쟁력입니다. 지금 유럽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고, K-방산은 그 해답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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