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K-뷰티 수출, 가격 경쟁력 위기
최근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확정하면서, 북미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국내 유통·소비재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라면과 같은 K-푸드와 스킨케어·메이크업 등 K-뷰티 제품은 관세 인상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며 손익 방어와 수출 전략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관세 15%… 완화됐지만 여전히 ‘치명적’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의 무역 협상 결과,
- 기존 **25% 상호관세 → 15%**로 인하
- 조건: 3500억 달러(약 487조 원) 규모 한국 투자 포함
겉보기에는 관세가 10%포인트 낮아진 것이지만, 수출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큰 부담이다.
현지 가격 경쟁력은 소폭 하락만으로도 매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 미국 시장에서 운송비·유통 마진을 감안하면
- 15% 관세는 소매가 인상으로 직결되며
-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의 구매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K-푸드, 불닭볶음면 ‘직격탄’
가장 주목받는 품목은 라면을 비롯한 K-푸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 2024년 대미 농식품 수출: 15억 9,300만 달러 (전년 대비 21%↑)
- 라면 수출액: 12억 4,800만 달러
- 이 중 미국 수출액: 약 2억 1,500만 달러 (70% 급증)
대표적 사례는 삼양식품이다.
- 해외 매출 비중 77%, 미국만 28%
- 모든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 후 전량 수출
→ 관세 부담이 그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삼양식품은 이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 원가 절감
- 물류 효율화
- 수출 다변화
전략을 마련 중이다. 일부 제품군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CJ제일제당·농심은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어 상대적 타격이 적다.
- CJ제일제당: 2019년 슈완스(Schwan’s) 인수 → 냉동식품 현지 생산
- 농심: 캘리포니아 제2공장에서 라면 생산 중
즉, 현지 생산 설비 보유 여부가 관세 리스크 완충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K-뷰티, 가격 민감한 중소·인디 브랜드 ‘위기’
K-뷰티 업계 역시 북미 시장에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스킨케어·색조 화장품은 가격 민감도가 높음
- 관세 인상 → 소매가 인상 → 소비자 이탈로 직결될 우려
특히,
- 중소·인디 브랜드: 아마존·쇼피파이 등 온라인 위주 진출
- 낮은 마진 구조 → 관세 전가 어려움 → 손익 악화 가능성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은
- 북미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있어 장기 부담 우려
- 고급 라인 중심 포트폴리오로 대응 중
반면, 중소 브랜드는
- 현지 법인·물류 거점 부족
- 자체적으로 가격 흡수 어려움
→ 관세 장기화 시 수출 축소·철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대응 전략과 전망
국내 유통·소비재 기업들은 이미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주요 대응책은 다음과 같다.
- 원가 절감·물류 효율화
- 생산·운송·재고 관리 전반의 효율성 극대화
- 항공→해상 전환, 현지 물류 거점 확대 등
- 현지 생산·합작 확대
- CJ제일제당·농심처럼 현지 공장 운영은 관세 회피의 핵심
- 삼양·중소 뷰티 기업도 OEM·합작 생산 검토 가능성
- 가격·포트폴리오 조정
- 고급화 전략으로 단가 상승 흡수
- 일부 제품군은 소매가 인상 불가피
- 수출 다변화
- 북미 의존도 완화
- 유럽·동남아·중동 등 신규 시장 개척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전했다.
“현지 생산 설비가 없는 기업은 가격 인상, 마진 축소 등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할 수 있다.
수익성 방어와 공급망 조정 없이는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지키기 힘들 것이다.”
북미 전략의 전환점
이번 15% 상호관세는 단순한 세율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 현지 생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필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줬고
- 중소 브랜드와 전량 수출 기업에겐 생존 전략을 요구한다.
한편, 미국 시장은 여전히 K-푸드·K-뷰티의 핵심 성장 무대다.
관세라는 변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 현지화 전략
- 제품 고급화·브랜딩 강화
- 유연한 글로벌 물류 시스템
이 결합된 장기적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